
**지난주보다 1시간 8분 스마트 폰을 덜 썼습니다.
<스르륵 톡톡 스르륵 쭈욱
집게를 타고 흐르는 멈추는
이미지와 영상들은>
우리의 스마트한 혼을 가두어 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안다는 것은 인식이라고도 합니다.
인식은 인지입니다.
인지는 이제 무엇인지 아닌지도 모릅니다.
폰은 내게 다양한 혼을 넣습니다. 처음엔 그것이 내가 믿고 바라는 것들이며, 나의 지식이라고 기록까지 했습니다. 드라마, 영화, 음악, 댄스, 신문, 잡지, 구독 브런치, 책, 심지어는 동경하는 위인들까지. 기록은 새로운 나를 기억해 내는 장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어 그날이 새록새록 머릿속에 남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하나, 즐기다가도 왠지 모를 두려움이 종이를 갈기갈기 찢어버립니다. 디지털을 초기화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그게 진정 나인지를, 나였는지를. 남들도 이렇겠죠? 갈팡질팡한 생각들이 속속 갈마듭니다. 네, 그렇습니다. 나를 점점 갉아듭니다.
역시 나를, 정말 궁금합니다 내 속에 정신과 영혼이 있다지만 저는 이미 얼과 굴에 모두 쓰여있다고 봅니다 단어 부수기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농담은, 부숩니다.
일곱 살 학교에 들어가 정말 따르고 싶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키도 크고, 축구도 공부도 싸움도 잘했습니다. 그는 그것들을 자랑하지 않았지만, 그의 친구들은, 엄마는 그를 자랑했습니다. 나는 축구도 공부도 싸움은 더더 욱도 그보다 한참 덜했지만, 그를 친구로 둔 나를 항상 자랑했습니다.
열정이 넘쳤죠. 잘했습니다. 자랑을. 하다 보니 자랑이 자랐습니다. 비열함으로요. 형의 것을 마구 썼고요, 가족의 것도, 친구의 것도. 좋은 것들이 가득했습니다. 세상 바깥의 것들은 호화롭습니다. 나는 언제든지 그런 것들을 갖고 있다고 희희낙락했습니다. 정작 나락으로 치닫기 전까지는 말이죠.
나는 허영으로, 사치로, 비겁함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말 못 할 비밀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이러한 문장들조차도 어찌 보면 어둠을 빚어 나를 멋지게 표현하는, 것 같은 죄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제 겨우 DEMIAN 119쪽 ‘내 마음대로 색칠할 수 없었다.’라는 문장을 읽어나가다가. 아직 떠올리지 못한 내 과거의 영상과 남들의 욕망이 곧 나의 욕심이었다는 생각들이 자꾸만 들랑날랑거립니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맞아요. 나는... 자꾸만... 졸리고... 주저합니다. 날아가야 는데... 날아가야 는데...
스크롤 스크롤 쫙쫙
바삐 움직이는 엄지로
찰나의 기쁨을 억지로
즐기려는 수많은 나찰들
MEMEME
오늘도 역시 이기지 못하는 나를, DEMON에게 맡깁니다.
<DEMIAN과 ME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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